작가노트

우리는 현재 각자도생이 하나의 시스템 용어처럼 사용되는 집단 안에서 각자 살길을 도모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그야말로 연대가 무너져버린 현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연대는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 목표 또는 이익을 바탕으로 한 집단적인 행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개인이 개인으로서 나름의 정당하고 올바른 가치로 보장받으려면 시스템과 관계하고 연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개인의 권리는 이기주의로 치부될 수 있다.

그 어떤 개인도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이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은 또한 개인과 개인의 연대로부터 나온다고 바라봤을 때, 나는 우리가 조금 더 건강하고 공정한 형태의 연대를 구축하려면 방식의 다양성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나고 자란 사회가 아닌 곳에서 외부물질로서 새로운 시스템에  노출되는 과정을 겪으며 환경에 새로이 적응하는 방식을 체득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동시에 어떤 사회적 합의의 균열이 생기는 일련의 상황에서는 아주 쉽게 외부물질이 되어 그 균열의 원인과 대상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사회적 합의 (연대)가 무너지는 과정에 가장 먼저 배제되는 것은 다양성이다. 보통은 가장 체제에 부합되는 대상만 구제된다. 다양성이 무너지지 않고 또 다른 뿌리를 내리려면 이질감을 극복하는 과정을 반드시 겪어야 하는데, 보통의 연대는 외부물질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수많은 다른 가치관으로부터 기존의 연대가 위협받는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렇지만 나는 외부물질이 주는 이 이질감이 오히려 생각의 확장 내지는 다양성을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에게 있어 이질적임은 명사의 기능을 배제한 이미지로 인식되기 때문에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추상적인 형태를 띤다. 때로는 대조적인 속성을 가진 재료들의 지속적인 나열로, 변형이 가능한 유동적인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형태들은 작업의 가능하게 하는 시작이자 중요한 요소로 나 자신과 긴밀한 연결성을 가지며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생태 방식에 대한 확장의 통로를 모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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